얼마 전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였던 OOO씨가 교내 휴게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고인은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인은 학교 측으로부터 부당한 갑질과 업무 지시, 힘든 노동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학교 측은 청소 노동자들에게 시험을 치르게 했고 점수를 공개해 모욕감을 주었습니다. 

시험문제 중에는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건물의 준공연도를 묻는 문제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한 노동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대유행하면서 늘어난 쓰레기 양으로 지난 1년 6개월 간 평소 100L쓰레기 봉투를 매일 6~7개씩 날라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고, 노동자의 안전,업무와는 무관한 단정한 복장 요구를 하였다고 합니다.

위의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보면, 고인과 고인의 동료들은 인격권을 침해받으면서 학교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의심되는 노동환경에서 근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대학교는 학교 내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사용자로서 안전배려의무가 있고,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격권이 침해되지 않는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는 이러한 의무를 준수하지 못한 채 망인 및 같은 환경에서 근무를 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헌법 10조에 근거한 인격권을 침해하였습니다.

또한 서울대학교는 청소노동자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영어 시험 등을  출제하여 청소노동자들을 괴롭혔는데 이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될 것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지체없이 직장 내 괴롭힘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직장내 괴롭힘을 받으면 피해자는 자괴감 수치심 등이 생기는데, 이는 헌법상 보장한 인격권의 침해에 해당됩니다.  

서울대학교는 청소노동자들의 시험 점수를 공개하여 망신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인권위원회도 이와 동일하게 판단한 바가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헌법에 규정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고 인권위는 이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진정은 고인 및 같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들과 관련된 것이지만,  이는 다른 학교의 청소노동자나 이 사건과 유사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격권 침해나  직장내 괴롭힘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파장을 미칠 것입니다. 

인권위로부터 인격권 침해 등을 인정받으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 등이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조직문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소노동자 등 노동자들이 인격권을 침해당하지 않고 직장 내 괴롭힘에서 없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개선하고자 이와 같은 진정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인권위가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